▒ 설악산 국립공원 신선봉( 神仙峰 1204m )
▒ 화암사~신선봉~새이령~용대리
▒ 금강산 일만이천봉이 신선봉에서 시작 된다.
때 : 2006. 9.30. 11:00 - 17:30
산행코스 : 미시령- 샘 - 화암재 - 신선봉(1204) - 큰새이령/대간령 - 마장터계곡 - 작은새이령/소간령 - 창암골 - 창암 농특산물직판장 (산행시간 6시간 30분)
설악의 끝. 미시령 너머로 허리 잘린 남한 땅 백두대간의 끝자락에 신선봉이 불끈 솟아 있다. 수려한 침봉들은 그 자체로 칼날이다. 금강산 일만이천봉의 첫 번째 봉우리이자 시작점이다. 금강산은 더 이상 철책 너머 저쪽의 명산만이 아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갈 수 있는 이 국토 산하의 한 곳이다. 신선봉은 뒤늦게나마 그 아름다움을 인정받아 지난 2003년 8월 26일 설악산 국립공원에 편입되었다.
설악의 끝이요. 금강산 일만이천봉이 시작되는 신선봉을 오르는 산행 들머리는 금강산 화암사다. 일주문 현판에도 ‘금강산 화암사’로 내건 것은 화암사가 금강산 남쪽 줄기에 닿고 있기 때문이다. 화암사는 신선봉 동쪽 산자락 아래, 수암을 호위병 삼아 자리하고 있다.
세 개의 홍예가 떠받치는 금강교 앞에 서면 막바지 단풍이 화암사의 운치를 더해준다. 경내에 들어서서 보니 금강교 건너편 산줄기 위로 웅대한 바위가 솟구쳐 있다. 그 모양이 워낙 빼어나, 빼어날 수(秀) 자를 써서 수암이라 부르는 바위다.
신선봉(1204)은 미시령을 경계로 설악산(1708)북쪽에 있는 산이다. 즉 남한에서 오를 수 있는 백두 대간의 마지막 구간으로서 신선봉을 넘고 마지막 마산봉(1052)을 넘으면 진부령이 되며, 여기서 지리산부터 시작한 백두 대간은 훗날을 기약하며 아쉬움 속에 마감을 해야 하는 것이다. 신선봉은 설악산 국립공원 내에서 벗어나 있는 대신 금강산 일만 이천봉의 마지막 봉우리에 속한다고 한다. 따라서 금강산을 찾는 기분으로 신선봉 산행에 임해도 좋을 것이다.
신선봉 산행깃점은 미시령이 되는데 이 고개의 해발이 776m이므로 정상까지 약 450m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런 탓에 신선봉 산행은 의외로 수월하다. 그러면서도 산행 내내 설악의 전모를 마음껏 조망할 수 있고, 동해바다를 시원하게 내려다 볼 수 있으며, 천년의 세월이 지났다는 너덜길을 거닐 수 있으니 산행아닌 호젓한 여행의 코스라 하는 것이 더 어울린다 하겠다. 더구나 하산 코스를 마장터계곡으로 잡고 평평한 계곡길을 걸으면 그보다 더 이상적인 여행코스는 없으리라!
미시령휴게소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휴게소 우측 담장을 따르면 신선봉 오름길이 열려 있다. 약 2~3분 후 능선마루에 오르면 우선 바람이 세찬 산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는데 전망좋은 초원지대가 펼쳐지는 탓이다. 뒤돌아 보면 미시령 넘어 황철봉 너덜지대가 이상적이고 그곳에서 동쪽으로 뻗어 내린 울산바위는 한 폭의 그림인냥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제 서서히 오름길이 시작된다. 하기야 신선봉 산행은 약 1시간 남짓 오름길만 극복하면 그 이후는 거저먹기의 산행이 아닌가 싶다. 그 이후로는 커다란 오름길이 없기 때문이다. 가을날씨치고 제법 쌀쌀한 편인데 오름길을 조금 진행하고 나면 금방 오버트로우즈를 벗어야 할 정도로 땀방울이 솟는다. 숲길로 이어지는 오름길을 약 40분 오르면 샘터를 대하게 되는데, "졸졸졸" 파이프를 통해 오줌줄기만큼 작은 수량이긴 하지만 그 맛은 산행의 갈증을 풀어 주기에 충분하다. 딴은 이렇게 산정 부근에 샘터가 있다는 자체가 신기하기도 하다.
샘터를 뒤로하고 약 10여분 오르면 그야말로 설악산의 전망대라고 할 수 있는 멋진 바위봉을 대하게 된다. 대청을 중심으로 오른쪽으로 귀청으로 이어지는 서북능이 보이고 맨끝의 안산도 특이하다. 또한 대청의 왼쪽으로는 화채봉이 모습을 드러내고, 중앙부의 공룡능선-그중에서도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범봉이 설악의 멋을 마음껏 자랑하는 듯 하다. 어쨌든 이 전망대바위부터 신선봉 산행의 묘미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즉 이제부터는 심한 오름길이 거의 없고 너덜과 바위로 조화를 이룬 능선상에서 주위조망만 즐기면 되기 때문이다.
전망대바위를 지나 좌측으로 휘돌면 거대한 너덜들이 산길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자고로 천년의 세월이 만들어 놓은 너덜이라고 한다. 이러한 거대한 너덜들을 깡충깡충 사슴처럼 뛰는 재미, 아마도 경험을 하지 않은 사람들은 그 묘미를 모를 것이다. 그렇게 약 20분 진행하면 신선봉 정상보다 해발고도가 35m나 더 높은 1239봉을 오르게 된다. 1239봉에서의 전망은 대단하다. 남쪽으로 펼쳐진 설악의 전모는 물론 가야할 신선봉이 바로 앞에서 빨리 오라 손짓을 하고, 계속 마산봉 넘어 북쪽으로 향로봉도 완전 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향로봉 뒤로도 거대한 산줄기가 아련한데 저것이 금강산 줄기일까? 또한 서쪽 매봉산의 모습도 유난히 편안함을 느끼게시리 그저 펑퍼짐하기만 하다. 누군가 예쁜 케언 하나를 정교하게 만들어 놓아 산정의 분위기가 더욱 운치있어 보인다. 이렇게 좋은 산정이 무명봉이라니...
1239봉을 지나 화암재로 내려가는 구간은 작은 암릉을 이루고 있다. 이따금씩 로프도 매달려 있기 때문에 특별히 모험을 하며 통과해야 하는 곳은 없다. 그저 암릉미를 즐기는 구간이라고 할까? 약 20분 내려서면 화암재이다. 화암재는 잠시 쉬어가도 좋을 아늑한 곳, 암릉구간이 끝나고 호젓한 숲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암재를 뒤로 하면 신선봉 오름길, 그러나 그 오름길은 그리 길지 않다. 약 13분 정도 오르면 신선봉이 갈라지는 삼거리를 대하게 되고 우측으로 6~7분 이르게 되면 드디어 신선봉 정상이다. 신선봉은 멀리서 볼 때는 대단치 않게 보이지만 막상 와서 보면 어느 봉우리보다도 대단한 바위로 되어 있다. 너덜지대가 모여 이룬 바위지대이로서 큰 위험요소도 없고 그저 전망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그런 바위봉인 것이다. 신선봉에서는 특히 동쪽 일대가 수십길 절벽을 이룬 탓에 동해바다를 내려다 보는 것이 일품이다. 파란 수평선을 바라보면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바다일까? 구별이 잘 되지 않는다. 그렇게 전망을 즐기며 시간을 보내고 있노라면 산 이름대로 결국은 신선이 되어 버리고 말 것이다.
신선봉을 뒤로 하고 삼거리로 되돌아 내려서면 능선길은 서쪽으로 떨어진다. 딴은 이제 정겨운 너덜이 끝나기에 아쉽다는 생각을 하면서 약 20분 내려서면 능선이 갈라지는 지점을 대하게 되는데 여기서는 북서쪽으로 휘도는 우측의 급경사 내리막 능선길로 접어 들어야 한다. 급경사 구간을 한 굽이 내려서면 다시 평평한 능선이 이어지는데 이곳은 설악산 분위기와는 다른 호젓한 산길로 형성되어 있다. 즉 억새와 싸리가 주류를 이루는 능선이다. 약 20여분 후 헬기장이 있는 곳까지 그런 분위기가 지속이 되며 헬기장 이후로는 다시 급경사 내리막이다. 그 내리막을 15분여 진행하면 비로서 큰새이령(大間嶺)이다.
큰새이령은 유난히 펑퍼짐하고 순한 옛길이다. 즉 옛 사람들은 속초와 인제 사이를 오갈 때 현재 도로가 뚫려 있는 진부령이나 미시령을 이용하지 않고 이곳으로 넘나 들었다고 한다. 주변에는 유난히 돌무더기가 많은데 아마도 그 옛사람들의 성황당 흔적이리라! 어쨌든 옛길 그대로 남았다는 것이 여간 다행이 아닐 수 없다. 만약 이곳도 도로가 뻥 �렸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상상만 해도 끔찍할 뿐이다. 큰새이령에서 백두 대간은 계속 북으로 이어진 마산봉을 향해 오르고 있다. 그러나 백두 대간의 목적이 아닌 신선봉만의 산행인 경우 서남쪽 방향으로 나 있는 마장터 계곡을 찾을 일이다.
마장터 계곡은 처음부터 끝까지 굴곡이 없이 펑퍼짐하고 유난히 넓어 너무나 느긋하고 편안한 계곡이다. 또한 곳곳에 억새밭이 자리잡고 있고, 수십 길 낙엽송숲이 빽빽하게 이어지므로 그 낭만적인 멋이 극치를 이룬다. 마장터 계곡을 향해 불과 5분 정도만 진행하면 벌써 마장터 계곡이 시작되고 있다. 그만큼 계곡이 깊다는 이야기이다.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가 했더니 잔뜩 만발한 억새의 멋이 더욱 눈을 부시게 만든다. 그렇게 약 20여분 진행하면 계곡 합수점, 이곳부터는 빽빽한 낙엽송숲이 볼거리이다. 병정처럼 도열한 수십 길 길이의 낙엽송숲은 완전 영화장면을 연상하는 듯 하다. 아하! 이러하기에 신선봉 산행은 산행이 아닌 호젓한 여행코스라고 말하는 것이리라!
낙엽송숲 지대에서 약 15분 후 진행하면 작은새이령(小間嶺)로 갈라지는 길이 좌측으로 나타난다. 신선봉 산행을 하는 사람은 대개 이 코스를 따르므로 오히려 주 계곡길보다 뚜렷하다. 즉 미시령에 둔 차를 회수하려면 이코스를 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딴은 주계곡길을 계속 따르면 마장터 계곡은 얼마 후 진부령에서 내려오는 계곡과 합수되는데 그 진부령 계곡을 거슬러 올라 진부령 방면으로 하산할 수도 있다.
마장터 계곡의 여운을 남긴 채 작은새이령을 향한 길을 택하면 얼마간은 작은 지류를 산길을 따라 나 있다. 그렇게 10분 정도 지나면 지류를 벗어나 작은새이령을 오르게 되는데, 불과 5분만에 고갯마루에 오를 수가 있다. 말 그대로 작은새이령인 셈이다. 작은새이령을 넘어서면 다시 계곡이 새롭게 형성되기 시작한다. 고개를 넘어서기 전 지류보다는 제법 긴 계곡이다. 그 계곡길을 따라 30분 진행하면 비로서 미시령 계곡과 합수하게 되고, 계곡을 건너 미시령 도로와 접할 수가 있다. "창암 농수산 직판장"이라 명명한 가게가 있는 지점으로 신선봉의 산행은 이 곳에서 끝이 난다. 여기서 미시령에 세워 둔 차를 회수하기 위하여는 지나가는 차량을 세워 부탁하는 수밖에 없다. 미시령까지 차량으로 불과 5분 정도의 거리인데 비해 만약 걸어서 오른다면 최소한 1시간은 소요되기 때문이다.
탐방코스 안내도
미시령터널을 막지나 내리막 버스 차창가로 보이는 울산바위...
화암사 입구 전경(금강산 화암사)
출발지 화암계곡에서 바라본 북설악의 상봉등 암봉에 모습
계곡을 지나 산행중 만난 첫 단풍에 모습
너널지대 바위에 모습
너덜지대 아래에 위치한 나무위에 핀 덩쿨단풍에 모습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던중 나무숲 위로 보이는 상봉에 모습
구름에 가려진 화암재
신선봉에 올라
신선봉에 너덜지대 바위에 모습
신선봉에 바위, 단풍, 구름
신선봉에서 내려다본 단풍.. 멀리 진부령 고갯길
신선봉에서 내려다본 진부령 동해바다.......
신선봉에서 내려다본 고성군 토성면 도원저수지와 저 멀리 동해바다
신선봉에서 바라본 구름에 가려진 상봉
구름속에 설악
신선봉에서..
하산길에 선선봉을 뒤로하고
하산길에 뒤돌아본 신선봉과 그아래 너덜지대의 모습
화암재..상봉...그리고 저 멀리 구름속에 설악
신선봉......
산행길에 핀 이름모를 연보라색 꽃
대간령에 이르기전에 바라본 마산
대간령 이정표 앞에서
산행길에 핀 구절초...
대간령을 지나 화전민터의 억새숲에서 잠깐
마장터를 지난지점에 휴양림 숲
자연 청정지역에서 자라는 나무이끼에 모습
이번 산행의 종점인 마장 박달나무 쉼터 앞 계곡
산행을 마치고 막걸리 쇠주 한잔 후 하루 산행의 발의 피로함을 찬물에........
박달나무 쉼터 앞
Wonderful Tonight / Eric Clap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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